사진이 있는 수필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비가 머무는 이유 나비가 머무는 이유 강현자 은탄리로 들어가는 길목에 백일홍이 지천이다. 마을 어귀에서 급히 차를 세웠다. 어딜 가도 고만고만한 시골풍경이 심상해질 즈음, 백일홍이 새뜻한 색깔로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흔하게 보아온 꽃이건만 그동안 잊고 지냈다. 화려한 외래종 꽃들에 밀려나 있었나 보다. 내가 다른 데에 한눈파는 동안에도 묵묵히 지켜보며 기다려주었던 친구처럼 반갑다. 여름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긴 더위와 장마에 지쳐있는데 고운 빛깔의 꽃무리를 보니 갈증에 샘물을 한 바가지 들이켠 듯 시원하다. 그것도 한두 송이가 아니고 무리지어 피었다. 마치 무도회장에 나온 무용수들의 공연복처럼 화려하다. 수많은 벌나비가 꽃잔치에 초대받아 분주하다. 잘 차려놓은 잔칫상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어린아이.. 이전 1 다음